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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마 당 *


 안나 ( 2012-11-29 17:17:27 , Hit : 2208
 요한 4부/ 돈 드나 뭐!

달포 전에 여든일곱이신 친정 어머니가 경사진 밤나무 농장에서 밤을 줍다가 미끄러져 바윗돌에 부딛쳐 거동이 힘들 만큼 엉치 쪽을 많이 다치셨다.

가뜩이나 치매기까지 있으신데...어머닌 가까운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시기에 옆에서 듣자면 어처구니 없게도 실소(失笑)가 터져 나온다. 그걸 어이없어하시는 아버지랑 달랑 두 분만 사시는 산골 동네 친정은 사고 이후 더 적막해졌다.

지난 주일날 안성에서 '엄마 수련원'을 만들어 운영하시는 이모부 팔순 잔치 수련원 홀에서, 시끄러우니 잠깐 밖으로 나가 보자시더니, "니 어머니가 저러니 금년 시제가 걱정이다. 가까운 역골 고모도 돕는다더라만 관절염이 심해서 그만 두라고 했다. 조 서방만 괜찮다면 니가 와서 같이 좀 준비해 다오." 하시기에 선뜻 그러겠단 대로 내려가 시제를 차려 드리고 오니 날아갈 듯 홀가분하다.

제법 되는 자자일촌 종손이시라 시제사가 많으신데 남은 앞으로가 더 큰 일이다. 어머니 한 분 자리가 그렇게나 클 줄이야... 사업하는 부산 두 올케에 나랑 여동생까지 네 사람 일손을 합쳐서 그 자릴 겨우 메웠으니 말이다.

그 잔칫날 저녁에 아랫녘 친정에 당도하신 아버지가 전화로 당신 사위를 바꾸라셨다. "네, 아버님, 차 많이 밀리지 않고 잘 도착하셨어요?" 하자 "그래, 우리 조 서방 여러가지로 고맙다. 정자도 와서 돕는다니 이제 든든하구나!" 하시더랬다.

우린 양가의 맏이여서 집안 대소사에 이심전심 잘 통하는 편이다. 남편 요한은 멀리 있는 처가를 자주 찾아가거나 우리 부모 형제를 각별히 챙겨 주지는 못할지라도 기도 속에 늘 넣고 있으며, 우리 친정 식구들도 그런 남편을 장남처럼 믿고 의지할 때가 많다.

"안나, 아버님 손수 해 잡숫는 것이 오죽하시겠어? 전화도 자주 해 드리고, 간간이 가서 이것저것 좀 챙겨도 드려! 부모님 돌아가시니 이제 세상에 두 분밖에 더 계셔?"

나 없이는 꼼짝도 못하는 그가 한 말이다. '철수(?)'까지는 아니지만 범생이 맞다. 본당 어느 자매는 국어사전이라고도 하였다. 이거 보면 좋아할 거다. (돈 드나 뭐!)
  

(계속)



안젤라 (2012-11-30 17:32:03)  
알쯔하이머, 극복이 쉽지 않으실 텐데요,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기도 중 기억하겠습니다. 힘 내세요. 파이팅!
김선임 (2012-12-01 09:23:16)  
자매님이 종갓집 맏딸이셨군요. 그러시다면 장 같은 종류도 잘 담그시고 음식 솜씨도 대단하시겠네요? 부럽네요. 형제님은 립 써비스만은 아닌 듯도 하구여... 수련원이라면 규모가 대단할 텐데 휴가 때 한번 이용해 봐야겠군요. 저도 제 미니 홈피에 남편을 씨리즈로 함 올려 볼까요?
은경 (2012-12-01 10:34:25)  
요즘 우리 고향 부모님들 다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실 따다가 넘어지시고 감나무 가지가 부러져서 다치시고, 벌에 쏘이시거나 뱀에 물리시고, 풀 깎는 예초기 날에도 다치시고 농약 치다가 중독도 되시고 경운기가 전복되어서도 크게 다치시고... 노인들 골절은 접합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래도 갑니다. 주님, 저희 부모님들을 당신 팔로 지켜 주소서, 아멘.
신민식 (2012-12-02 18:02:36)  
'철수까지'시라면 그 철수? 벌써 대명사가 됐군요. 그러면 저 '민식'은 무엇을 드러내는 지칭어가 될지 돌아보게 됩니다. 주님 안에서 반듯하게 열심히 맞갖게 살아야겠습니다. 아멘.
이 바오로 (2012-12-03 16:22:43)  
저는 mja(문제아) 맞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삽니다. 우리 님들은 어떻신지요? 한참 되니까 기대치(?)를 나춰 주던데요... 간신히 낙제만 면하고 있습니다. 맹렬 한파에건강하십시다! 아자 아자 가자!!
박 세실리아 (2012-12-03 18:04:43)  
대개의 남자들 처가에 잘 안 갈뿐더러 전화도 잘 안 합니다.
그런 이일수록 시댁에 조금만 잘 못해 드려도 서운하다고 하지요.
속은 여자들이 훨씬 더 넓어요. 베푼 만큼 받는 건데도..... ㅠㅠ ㅋㅋㅋ
요세비 (2012-12-05 10:18:50)  
가까이에 있어도 잘 안 가지는 게 처갓집인데
처이모부 팔순까지 가시는 거 보면 애처가 맞으시네요.
애처가, 참 좋고 편한 단업니다.
세상 모든 남자가 다 애처가인 세상, 얼마나 좋을까요...
캬, 우리 집사람이 이걸 꼭 봐야는데!! 점수 점수 점수!!!
키메라 (2012-12-05 13:49:22)  
범생인데 그 영한사전도 아니고 딱히 국어사전이라... 자매님 평점 지대로 올라 갑네다.
난 불량 학상이 왠지 더 끌리던데 말이죠. 모자도 삐딱, 가방도 건들, 단추 하나 설렁 풀고...
아니 아니, 말로만 말이죠. (잘못하다간 본전도 못 찾을 텐데, 어쩔 수 업짜나요.)
김기웅 (2012-12-08 10:12:15)  
많이 다치셨군요. 기도 보탭니다. 흰 눈 소복히 쌓이니 부젓가락 때리며 토드락거리던 할머니 방 화롯불 군밤 생가이 많이 납니다. 우리 모두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위하여 빕니다. 주님, 사랑을 주신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아멘.
정 데레사 (2012-12-13 12:46:17)  
할머니 방에서는 군밤 냄새가 났습니다.
주름진 할머니의 미소가 그립습니다.
할머니 위해 기도 드립니다. 아멘.
이 엘리사벳 (2012-12-18 14:26:25)  
보편타당한 진리 하나 말씀 드리지요. 여기 드시는 모든 남편님들, 여러분 가정의 평화를 위해 친가 못지 않게 처가에도 잘 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아내들도 친정 못지 않게 시가에도 잘 합니다. 아시것죠?
moses (2012-12-19 10:40:59)  
양쪽을 똑같이 대하는 거 좋죠.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건 부부가 다 마찬가질 겁니다. 평화를 빕니다! 참, 투표들 다 하셨는지요? 이번 18대 대선은 물론 모든 선거에서마다 소중한 주권 꼭 행사하시길 권합니다. 투표는 민주주의의 꽃이니까요. 오늘도 좋은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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