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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마 당 *


 안나 ( 2012-10-17 18:35:01 , Hit : 2195
 요한 2부/ 할아버지와 손녀

할아버지와 손녀 얘기다. 지난 주일이었다. 금요일 저녁부터 시작된 본당 자선바자회가 제법 북적였다. 우리 본당에서 분당되어 나간 소사본동성당 둘째네가 왔길래 순대 등 주전부릿감과 육개장이랑 다른 먹거리를 골라서 맛있게들 먹었다. 들기름이 눈에 띄어 큰애네랑 나눠 먹고자 두 병을 사 들고 나오려는데 여섯 살배기 손녀 클라라가 어느 기증품인가에 꽂혀서 손을 잡아 끌었다.

그건 아름답게 채색된 조그만 조각 앵무새와 실물로 여길 만큼 앙증맞게 빚은 아기 거북이 상이랑 금방이라도 살아서 기어갈 듯 섬세한 게 소품 조형물이었다. "이번 바자회를 위해 해외에서 선물 받으신 우리 최기산 보니파시오 주교님이 기증하신 귀한 물품 중 엑기스"라고 남대문 시장 상인(?) 손뼉을 치며 위트쟁이 박민섭 안드레아 형제가 한 발을 구르며 호객(?)을 하던 바로 그 바자 물품이었다.

그걸 졸라서 사 든 해인 공주는 좋아서 큰 눈망울을 반짝이며 깡충깡충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게 그리도 좋은지... "할아버지! 이거 좀 봐! 엄청 예쁘지? 떨어뜨리지 말고 조심, 조~심!" 하며 자랑하기 바빴다. 손녀 바보 요한 할아버지가 키를 맞춰 쭈그리고 앉아서 "아, 이건 너무 너무, 왕대땅 예쁘다! 우리 공주님 눈썰미가 대~단한데!" 하며 맞장구를 쳐주더니 아이 왼쪽 눈 언저리 볼에 붉게 돋은 작은 물사마귀 같은 게 두어 개 눈에 띄자 가리키며 걱정스레 물었다. "어쩌다 여긴 다쳤어? 꽤 아프겠는 걸!" 하였다.

"음, 이건 다친 게 아니고 어제 잘 때 모기가 물어서 그래!" 모처럼 시작된 손녀와의 대활 그냥 놓을 할아버지가 아니었다. "고~뤠? 헬리콥터 모기가 윙 하고 덤빌 때 얼른 이불을 둘러 써 버리지 그랬어?" 죽이 잘 맞는 공주도 맞장구를 쳤다. "아~하! 바위처럼 보이게 말이지? 모기가 '아, 이건 바위로구나!' 하도록 말이지?" 신이 난 요한이 더 다가가자 공주가 얘길 비틀었다. "근데 할아버지, 건 소용이 없어! 걔네들은 예쁜 사람은 어떻게든 꼭 찾아서 물고 말거든!"

그러자 요한이 입을 삐죽이며 시큰둥 마무리를 했다. "그래서 할아버진 통 모기가 안 무는 거였네! 이거 기분 되게 나빠지려고 하잖아...!"  


(계속)



신민식 (2012-10-18 17:07:21)  
글라라, 너 얼굴 한 번 보자. 정말 이쁜가 보다.
우리의 미래 글라라야, 주님 안에서 훌륭하게 자라거라. 안녕!
박 세실리아 (2012-10-19 10:08:06)  
얘 글라라, 너 꼭 그렇게 예쁜 티 자주 낼고야?
언니, 아니 이모도 예쁘지만 말야...
이 요 새촘이 앙큼쟁이!
사 싸랑한당!
로즈마리 (2012-10-19 13:29:09)  
글라라야, 난 이뻐도 모기가 통 안 물던데.
왜냐구? 얼굴에 이렇게 써 놓고 자거든.
'아주 아주 쓴 약 많이 많이 발랐어요.'
너도 언제 꼭 한 번 해 보렴. 안니엉!
은경 (2012-10-19 14:18:15)  
우와 엊그제 그 바자회 얘기네요? 근데 주교님 기증품을 글라라가?
어쩐지 못 찾겠더라니! 넘넘 아쉬워요. 요 담엔 절대 안 놓쳐야지...
김선임 (2012-10-22 10:57:16)  
우리가 할 무렵에 부천장애인복지관에서도 바자회를 하던 것을 봤습니다.
이웃과의 베풂과 나눔이 우리 생할 깊숙히 자리잡아 가는 것 같습니다.
심곡본당 성당에서 50만원을 찬조하신 걸 지난 주보에서 봤습니다.
본당마다 훈훈한 국향 참사랑이 가을 뜨락 가득 배어 났으면요.
이 바오로 (2012-10-23 09:59:18)  
진한 국화차 한 잔 생각나는 소슬한 아침입니다. 우리 좋은나라 님들, 한 해 내내 품어 오시던 일마다 풍성한 가을걷이 보람 가득하시길 빕니다. 건강하시고요! 참 저는 그냥 어울려서 한 잔 하는 걸로 때웠네요. 그간 땀 흘려 준비해서 파시고 또 끝난 뒤에 정리까지 하시느라고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사랑합니다!!
요세비 (2012-10-23 10:29:51)  
모기가 "아하 이건 바위로구나!" 하지 않고 "아니 근데 갑자기 이거 웬 크다란 도야지냐! 참 맛있겠는 걸, 쩝쩝!!" 할지도 모르는데 어쩌나? 차라리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글라라 좀 지켜 주세요!" 하고 예수님께 기도드리는 게 젤 좋겠다야. 글라라, 예쁜 앵무새랑 엉금이 거북이랑 옆걸음 게랑 친구하며 잘 지내거라. 안녕!
김시몬 (2012-10-27 09:32:00)  
글라라야, 주교님 기증하신 선물들 이름은 지었니? 아직 안 지었으면 내가 지어 줄까? 앵무새는 꽃처럼 예쁜데다 우리 말을 산울림이라는 뜻의 메아리처럼 잘도 따라하니까 '꽃메아리'라고 하면 어떨까? 그리고 거북이는 토끼랑 빨리 달리기 경주에서 느리지만 쉬지 않고 열심히 달려서 이겼으니까 '챔피언'이라고 하고, 게는 우리가 잡으려고 하면 금방 달아나서 바람처럼 숨어 버리니까 '바람돌이'라고 하면 좋을 것 같은데, 넌 어때 괜찮아? 걔네들이랑 서로 이름 부르며 재밌게 놀아라! 참 손녀 바보 요한 형제님은 늘 건강하실 테지요? 샬롬!!
안나 (2012-11-28 17:50:29)  
제목을 '요한 2부'로 바꾸고 계속 이어가 보고자 합니다. 고맙습니다.
키메라 (2012-12-05 14:36:14)  
그렇군요. 제목 앞에 씨리즈 번호를 붙여 가시네요.
이거 평생 붙이시면 그것도 대단할 것 같습니다. 짝짝짝!!
할아버지가 동심 세계에 사시네요. 글라라 안녕!
정 데레사 (2012-12-05 16:29:46)  
"아~하! 바위처럼 보이게 말이지? 모기가 '아, 이건 바위로구나!' 하도록 말이지? 근데 할아버지, 그건 소용이 없어! 걔네들은 예쁜 사람은 어떻게든 꼭 찾아서 물고 말거든!"... 여섯살박이 순진무구의 동심 세계가 쩔은 가슴 우리 소매를 끌어 당깁니다. 예뻐서 모기가 잘 문다는 생각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엄마가 그리 가르쳐 줬을까요? 수채화 한 폭 보며 빙긋이 미소를 짓습니다. 좋은 나날 되세요!
이 엘리사벳 (2012-12-05 17:00:22)  
할아버지에게 "조심, 조~심!" 할 만큼 손녀에게는 그것들이 소중합니다.
타임 머신 타고 북적이는 바자회 너머 동화 속 어린 시절로 돌아 갑니다.
무지개 타고 꽃잠자리 펄렁나비 노니는 널푸른 잔디 나라에 다다릅니다.
진한 빨초록 앵무가 노래하고 아기 거북이 옆걸음 게랑 경주를 합니다...
최낙준 (2012-12-10 09:33:53)  
주님 은혜에 감사 드립니다.
moses (2012-12-11 15:31:13)  
그냥 천삽니다. 글라라야 나도 한번 보여 주렴! 물론 조심, 조~심하마. 사랑한다!
김 아브라함 (2012-12-21 17:47:03)  
'왕대땅'을 아시는 할아버지 춘추는 어떻게 되시는지요?
손녀딸 눈높이를 잘도 아시는 군요. 참 보기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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