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마 당 *
꽃을 싫어하는 이도 있을까마는 남편 요한은 좀 유별나다. 젊었을 때는 귀찮다며 그렇게나 눈치를 줘도 거실이며 베란다가 비좁도록 화초를 자주 사 들고 오더니, 요즘은 좀 뜸해졌다.
관리하다 보면 말라서 고사하기도 하지만 물을 너무 많이 줘서 물크러지는 때도 있고, 월동준비를 미루다가 동사하기도 하니 귀찮달밖에...
꽃샘추위가 한풀 꺾인 듯도 하지만 얇은 차림으로 현관을 나서다가는 오들거리도록 으스스해지는 것이 요즘 날씨다. 바깥 봄을 즐기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래서 한 주일 앞으로 다가온 춘분 봄빛을 이리 창 너머로 그린다.
지난 주일날 꽃집에서 그를 따라온 수선화랑 천리향이 막 꽃망울을 틔우고 봄 내를 뿜는다. 그가 또 봄을 거실로 들여온 셈이다. 은은, 그윽, 달콤한 봄꽃 향기에 취한 나이 든 새댁이 눈을 감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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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로 들여온 봄에 취한 새댁, 벌써 아지랑이 이는 언덕 길을 오릅니다. 개나리, 진달래, 민들레랑 제비꽃도 보입니다. 나폴 나비도 춤춥니다. 눈 감으니 온갖 봄빛이 더 짙어집니다. 무르녹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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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부부 둘 중 한 사람은 사다 나르고, 다른 사람은 그걸 키우고...
향기에 취하시다니, 새댁 언니가 밀밭에서도 취할 만큼 약한 분은 아니인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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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이 싱그럽습니다. 봄의 약동이 심박처럼 느껴집니다. 님들 다 건승하시길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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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뿌리 화초인 수선화(水仙花)는 그리스 신화(神話)에서 연못에 비친 아름다운 자기 모습에 반한 비운(悲運)의 청년 나르시서스가 품었던 자기애(自己愛)가 꽃말인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이고, 제주 등이 원산지인 야생 상록 관엽 천리향(千里香)은 상서로운 향이 멀리까지 번지는 서향(瑞香)이 본디 이름으로 꽃말이 꿈속의 사랑이라네요. 코끝이 절로 찡긋입니다. 올려 주셔서 고맙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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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가 해바라기처럼 참 크기도 하네요. 향이 진한 꽃이 아마 2 주이상 오래 갈 걸요? 봄이 날 다르게 짙어 오누만요. 아지랑이 아른이는 봄길을 한가로이 거닐고 싶습니다. 고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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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번져 개나리를 피웁니다. 앞산 진달래도 길섭 민들레도 꿀망울 한껏 부풀리지요. 한봄입니다. 님들 다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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