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 도 천 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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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러시아 소치!]<상> 선수들 직접 찾아가 미사와 기도를 함께
임의준 신부(서울대교구 직장사목부 담당)
▲ 박승희ㆍ박세영ㆍ김아랑 선수와 함께 기도하고 있는 모습.
7일 개막한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 서울대교구도 선수를 한 명 파견했다. '주님의 선수' 임의준(교구 직장사목부 담당) 신부다. 임 신부는 '선수를 위한 선수'로서 현지에서 하루하루 경기에 임하며 홀로 힘겨운 사투를 벌이는 선수들에게 주님 위로를 전하고 기도해주고 있다. 평화신문은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인 올림픽에서 선수들 틈을 종횡무진 누비며 하느님을 전하는 임 신부의 생생한 현지 소식을 2회에 걸쳐 전한다.
'지잉'
러시아 소치로 떠나기 몇일 전. 늦은 밤잠을 깨우는 휴대폰 문자 소리가 들렸다. 올림픽에 앞서 잠시 프랑스로 떠난 쇼트트랙 신자 선수 한 명의 메시지다.
"신부님! 우리 위해서 기도하고 계시죠?"
"그럼! 당연하지. 많이 힘드니?"
"네, 그런데 신부님이 기도하시고 계시다니까 다시 힘낼게요."
오늘도 잠을 다 잤다.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시간, 머리맡에 있는 묵주를 들고 기도를 시작한다.
서울대교구 직장사목부를 담당하며 태릉선수촌에서 선수들과 미사를 봉헌해온 지도 1년이 돼 간다. 스포츠와는 멀어져 있던 내게 선수들을 만난다는 것은 연예인을 만나는 것과 다름없이 궁금하고 설레는 일이었다.
2014년 2월 5일. 아침 일찍 일어나 휴가까지 내고 달려온 고마운 분들과 함께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창문을 바라보는데 러시아 소치에 가 있는 우리 선수들의 문자가 왔다.
"신부님, 어서 오셔서 기도도 해주고 미사도 같이 봐요! 우린 신부님이 필요해요!"
"그래, 곧 갈게! 나도 너희가 필요하고, 우리에겐 그분이 정말 필요해!"
7시간 비행 끝에 다음날 드디어 러시아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런데 이게 웬걸. 선수들이 묵고 있는 올림픽파크에는 아이디 카드가 없으면 사람 취급도 못 받는다. 어떤 곳도 출입할 수 없기 때문. 뭣도 모르고 쩔쩔매던 중 구세주처럼 나타나 도움을 주신 분이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봅슬레이 편에도 나왔던 국제 봅슬레이ㆍ스켈레톤 연맹 강광배 부회장님이시다! 강 부회장님 덕분에 패스 카드 하나 없던 나는 국제스포츠연맹 초청자 자격으로 선수촌 어느 곳이든 누빌 수 있는 존재가 됐다. 그는 자신이 과거 독일 유학 중 무척 아팠을 때 얼굴도 모르던 자신을 물심양면 도왔던 한 사제를 기억하며 내게 도움을 준 것이라고 했다. 주님의 힘이다.
그는 "우리는 매일 새로운 기회를 얻으며 살고 있다. 작은 기회라도 그 기회를 잡는 사람은 그것을 큰 기회로 삼고 큰 꿈을 이뤄낸다"며 힘겹게 살아가는 선수들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했다.
문득 신앙도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우리는 주님에게서 좋은 기회와 은총을 받으며 사는데 정작 우리가 그 소중함을 잊고 살아간다.
막상 이곳 선수촌 '올림픽파크'에서 미사를 주례하려는데 선수들과 스케줄이 좀체 맞지 않았다. 예상은 했지만, 빠듯한 훈련과 경기 일정 탓이다. 처음 이틀은 미사를 거르고, 셋째 날부터 매일 오전 드디어 미사를 주례할 수 있게 됐다. 모든 선수들의 스케줄을 맞출 수 없어 선수들을 찾아가 몇 사람씩 모이면 미사를 주례했다.
쇼트트랙 삼남매 박승주(마리아)ㆍ박승희(리디아)ㆍ박세영(이냐시오) 선수와 김아랑(헬레나) 선수, 대한체육회 직원 두 분과 함께 미사를 주례할 땐 마음이 뭉클했다. 그동안 태릉선수촌에서 매주 함께 바쳤던 미사가 떠올랐던 것이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타지에서 힘겹게 경기에 임하다가 함께 미사를 바치니 모두 눈물이 글썽거렸다.
"힘내자. 러시아에서도 한국과 다름없이 미사를 봉헌하고, 함께 평화의 인사를 나눌 수 있으니 얼마나 좋니?"
10일 쇼트트랙 경기를 앞둔 선수들에게 안수하고, 하느님께서 함께하실 것이라며 힘을 심어줬다.
미사 후 경기장을 직접 찾아 응원하려니 막상 무척 떨렸다. 망설이는데, 한 형제분이 다가와 말했다. "선수들 또한 무척 힘겹고 떨릴 텐데 신부님께서 희망을 들고 경기장에서 함께해주시는 게 어떻겠느냐"고. 경기 티켓을 사서 응원하면서 안타까운 장면이 속출할 땐 울컥 울음도 나왔다. 러시아 선수들은 자국민 응원을 한몸에 받지만, 그렇지 못한 우리 선수들을 보며 짠한 마음마저 들었다. 경기 후 선수들은 나를 보며 "한국에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안타깝게도 생각했던 결과가 나오지 못했던 박세영 선수는 툴툴 털고 다시 힘내려는 모습이다. 더욱 힘내라고 얼른 가서 묵주 알을 돌려야지!
[평화신문 201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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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한의 아들, 딸들 모두 너무너무 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김연아 스텔라의 실버 메달, 박승희 리디아와 김아랑 헬레나의 골드 메달, 다다 값지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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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위도 잘 한 겁니다. 신부님이 젤 큰 일 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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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자랑스러운 젊은이들, 참으로 장합니다. 브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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