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같이 여러분도 자비롭게 되시오."(루가 6, 36)
루가 복음에 고유한 명칭을 부여해야 했다면,
그것은 아마도 '자비의 책'이었을 것입니다.
루가복음이 서술하는 바와 같이,
하느님의 완전함은 자비로 이루어집니다.
아버지의 자비로우신 분, 즉 "자비가 넘치는 "(에페 2, 4) 분입니다.
예수님은
아버지의 자비에 대한 눈에 보이는 살아 있는 표징입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분은 비유와 비교를 써서 자비에 관하여 말씀하시고
설명하셨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당신 친히 자비를 육화(肉化)하시고
인격화(人格化)하셨다"(자비로우신 하느님),
예수님의 제자는 또한 하느님의 자비를 본받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자비(Compassion)라는 말은
라틴어로 '고통을 함께한다'라는 뜻에서 나왔습니다.
('동정(Sympathy)이란 단어는 같은 뜻의 그리스어입니다),
사전은 자비를 "남의 고민을 덜어주고픈 바람에서
그 고통에서 동정하는 마음"이라고 정의합니다.
따라서 자비는 남의 아픔을 함께하는 것과
그 아픔에 대해 무엇인가를 하고 싶어하는 것까지 모두 포함하는 뜻입니다.
월리엄 맥키(Willian NcKee) 신부의 자비에 관한 통찰력 있는
설명에서도 이 두 요소가 모두 강조됩니다.
"자비는 다양한 얼굴을 가진 덕이다.
그것은 아픔이나 실패,
좌절이나 두려움 또는 분노 등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때때로 그것은 슬퍼하는 사람과 함깨 슬퍼하고,
쓸쓸해 하는 사람과 쓸쓸해 하며,
무기력한 사람과 함께 무기력해 지는 것을 의미한다.
..자비롭다는 것은 구조선에서 바다에 빠진 사람에게
구명 기구를 던지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직접 바다 속으로 들어가 물에 빠진 사람을 배에 태우거나
안전한 뭍으로 데리고 나오는 것이다"(리구오리회(Liguorian). 1983년 3월호).
하느님의 자비를 본받는다는 것은 그분의 판단과 행동 방식을 본받는다는 뜻입니다.
그것은 부정적인 면에서 우리 이웃을 심판하거나 단죄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면에서 용서와 베품입니다.
"남을 심판하지 마시오, 그러면 여러분도 심판받지 않을 것입니다.
남을 불의하다고 단정하지 마시오.
그러면 여러분도 불의 하다고 인정받지 않을 것입니다.
남을 용서하십시오, 그러면 여러분도 용서받을 것입니다.
남에게 주시오, 그러면 여러분도 받을 것입니다"(루가 6, 37-38).
예수님은 우리가 어떻게 남을 대하느냐에 따라
우리도 그렇게 대접받으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십니다.
"사실 여러분이 되어주는 되만큼 여러분에게 도로 되어주실 것입니다"(루가 6, 38)
모든 덕이 그렇듯이 자비는 인간의 사고와 의지에 근거합니다.
그러나 자비는 생각과 마음가짐뿐 아니라 행동을 통해서도 드러납니다.
그래서 교회는 전통적으로 '영적 또는 정신적 차원의 자비 실천과
육적 또는 물질적 차원의 자비 실천'과 같은
일곱 가지 자선 행위들을 가르쳤습니다.
이 교리는 성서적이고 그리스도교적인 지혜의 많은 부분을 아주 잘 요약해줍니다.
실제로 자선은 우리 삶 속에서 자비를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법입니다.
여기에서 그 구체적인 덕목들은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육적 또는 물질적인 자비의 실천(마태 25, 31-40 참조)이란
굶주린 이에게 먹을 것을 주는 일,
목마른 이에게 마실 것을 주는 일.
헐벗은 이에게 입을 것을 주는 일,
감옥에 갇힌 이를 찾아주는 일,
집 없는 이에게 머무를 곳을 제공하는 일.
병든 이를 돌보아주는 일,
죽은 이를 묻어주는 일 을 말합니다.
그리고 영적 또는 정신적인 자비의 실천이란 실수하는 이를 교정해주고,
무식한 이를 가르치고,
고민하는 이에게 조언을 해 주고,
슬퍼하는 이를 위로하고,
나쁜 사람을 참아주고,
가해자를 용서해 주고.
산 이와 죽은 이를 위하여 기도하는 일 등을 말합니다.
우리가 진정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같이
우리도 자비롭게 되라는 부르심을 받았다면,
이 자비의 실천들이야말로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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