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 도 천 사 *
우리들 인간은 거칠어졌습니다.
그윽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마음없어합니다.
말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우리 자신이 그 깊이를
더는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말 그것이 외적인 것으로 여기기 일쑤입니다.
우리가 그 힘을
더는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
말 자체가 덧없는 줄 압니다.
하기야
말이란 사람을 떠밀지도 때리지도 않습니다.
소리만으로 이룩된 연약한 구셩체입니다.
그렇지만
정신적인 무엇을 그릇해 주는 훌륭한 몸입니다.
사물의 본성과,
사물을 마주칠 때마다 깨어나는 우리 영혼의 일부가
말에서 서로 만나고
말에서 그 표현을 찾습니다.
아뭏든 그래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첫 인간의 경우 분명 그랬었습니다.
성경 첫 머리를 보면
하느님에게서 인간에게 '온갖 짐승을' 보이시면서
그들의 이름을 짓게 하셨다고 하였습니다.
이때 인간은 밝은 감관과 영혼의 눈으로
짐승의 외양을 뚫고 그 본성을 알아보고
본 바를 이름하여 말하였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의 영혼은 그 조물에 호응할 수 있었습니다.
그 조물의 본성과
특수한 어떤 관련 을 갖는 그 무엇이
인간의 영혼에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또 창조된 만물을
총괄하고 통일하는 것도 인간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밖에 있는 사물의 본성과
그에 응하는 인간의 답-
이 두가지를 하나로 합친 것을
인간은 이름으로 표현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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