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습니다.
우리는 종소리를 들을 때면
아득히 먼데를 그리게 됩니다.
종각에서 울려나와
저 지평 너머 사방으로 무한히 퍼질 때면
우리의 그리운 마음도
종소리 따라 멀리 멀리 떠납니다.
그러다가도 이 그리움이,
하늘과 땅이 닿는
저 푸른 지평 너머서가 아니라,
안으로 다시 들어가야 채워질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산위에 있는 성당 종소리가
고을로 울려 퍼져 내려가거나
푸른 하늘로 놀라갈 때면
가슴속이 온통 시원해 지고
생각보다 넓음을 느끼게 됩니다.
때로는 종소리가
먼 숲에서부터 어스름한 녹색 적막을 뚫고
아득히 멀리 들려오면
오래 잠자던 것이 다 깹니다.
벌써 잊었던 것이 다시 떠올라
문득 일어서서 귀를 기울이면서
"저것이 무엇이었지- 무엇이더라'하고 생각에 잠기곤 합니다.
그럴 때면
아득히 멀고 넓은 세상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영혼이 날개를 활짝 편듯,
저 멀리까지 가 닿을 듯,
무한에서 오는 아득한 부름에 대답하는 듯 느껴집니다.
종소리는 말합니다.
'세상은 이렇게 넓답니다.
이렇게 그리움에 차 있답니다.
하느님은 부르십니다,
하느님 안에만 평온히 있다고-'
주여,
내 영혼은 이 세상보다도 넓습니다.
또 그 갈망은
그 어느 골짝보다도 깊습니다,
그리고 그 그리움은
저 멀리 삭아가는 종소리보다도 아픕니다.
주여,
오직 당신만이 내 영혼을 채워주실 수 있습니다.
당신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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