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에 처형된 그리스도(3) - 빌라도와 헤로데의 재판 (로마 재판)
제자들에게 버림받고 적대자들에게 둘러싸인 예수는 이제 사형선고를 내릴 권한이
있는 총독 앞에 서 있다.
침착한 예수는 묵묵히 서 있고 이 침묵이 총독을 불안스럽게 만들고 있다.
예수는 절대로 침묵하는 (마르 15,5) 이가 아니고, 예수의 본의(本意)와는 달리
정치적으로 연루(連累)시키는 거짓이나 고발에 설득력 있게 대응하는 대변자이시다.
예수는 너무나 설득력있고 자신감에 차 있어서 빌라도의 예수 재판에 대해서 언급할
만한 것은 거의 없다고 할 정도이다,
재판 과정중 진리 쪽에 섰는지 아닌지를 심문 받는 쪽은
예수가 아니라 빌라도인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빌라도는 예수를 재판할 권리를 가진 것으로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그 자신은 재판할 아무런 권한이 없다는 말씀을 예수로부터 조용히 들었다.
예수가 빌라도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빌라도가 하느님의 아들인 예수를 두려워
하고 있다.(요한 19,7-8)
문제는 운명이 경각에 놓여 있는 예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에 있지 않고,
자신이 다스리는 군중의 소동에 소신을 굽혀 굴복하느냐(?) 마느냐(?)하는
갈림길에 선 빌라도에게 있었다.(요한 19, 12)
빌라도는 카이사르에게 충성하고 군중에게 소신을 굽혀 얻은 댓가는(요한 19,15)
진리를 찾아 증명하기 보다 한 인간의 체면을 유지하는 것 밖에 없다.(요한 18, 37-38)
또한 빌라도의 아내의 꿈의 계시를 통해 예수의 무죄를 알아낸 이방인 여인이 예수의
방면을 요구하나, 유대인 지도자들은 군중을 사주하여 악명으로 소문난 바라빠를 풀어
주고, 예수는 십자가형에 처하도록 한다.
빌라도가 묻기를 " 이 두사람 중에 누구를 놓아 달라는 것이냐? 바라빠라는 예수냐?
아니면 그리스도라는 예수냐?"
빌라도에게는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할 기회가 있었지만
유죄한 사람은 석방되고 무죄한 사람이 죽게 되는 역설로 처리되고 있다.
총독은 예수를 십자가형에 처하라는 군중의 요구에 압도된다.
그래서 총독은 군중 앞에서 손을 씻는 극적인 태도로
"나는 이(의로운) 사람의 피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 고 말한다.
그러나 모든 군중들은 " 그 사람의 피에 대한 책임은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지겠습니다."
라고 소리친다.
살인에 대해서 손을 씻는 다는 것은 결백을 표시하는 구약성서적 행위이다(신명 21,6-9)
그리스도인들은 헤로데 가문에 대해 좋지 못한 기억이 있다.
헤로데(대왕)는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과 함께 아기 예수를 죽이려는 음모를 꾸몄고(마태
2), 헤로데(안티파스)는 세자 요한을 죽였고(마르6,17-29),
예수를 죽이려고 찾아 다녔다는 소문이 있었으며(루가 13,31),
빌라도와 작당하여 예수를 거슬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사도 4,27).
헤로데(아그리파 ㅣ세)는 제베데오의 아들 야고보를 죽였고,
베드로를 죽이려 했으며(사도 12, 1-5),
헤로데(아그리파 2세)는 로마 총독과 함께 바오로를 재판하였다(사도 25, 13-17),
이런한 전승들은 위경인 베드로의 복음에 나오는 내용들이며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은 중심 인물로 나온다.
빌라도는 지도자들과 군중들의 완고함 때문에 예수를 매질하여 십자가에 처형하도록
내버려 둔다.
그래서 로마 총독은 유대인 대사제들이 내린 같은 선고를 예수에게 내린다.
예수는 유대인들의 재판 때에 당한 것과 같이 조롱하고 침 뱉고 때리는 수모를
로마 재판에서도 받는다.
빌라도와 그의 아내가 예수께 호의적이라는 것을 보여 주었지만,
갈릴레아 출신 사람들이 유다인에게 이방인으로 적대받듯이,
그들이 이방인이라는 측면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거부 당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음 글은<십자가형 죽음, 그리고 무덤에 묻힘>을
올릴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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