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순 제3주일 ♧
하느님께서 모세를 통하여 십계명을 주십니다. 이 십계명은 종교와 도덕, 신앙과 윤리의 표준이 되는 일종의 헌장입니다.(제1독서) 그리스도께서는 유다인들에게는 걸림돌이고, 다른 민족에게는 어리석음입니다. 그러나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하느님의 힘이시며 하느님의 지혜이십니다.(제2독서) 과월절이 가까워지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에 올라가시어 성전을 정화시키십니다. 과월절은 유다인들이 에집트에서 탈출한 것을 기념하는 해방축제로서 대개 4월 중순경에 거행되었는데 그들에게 가장 큰 명절로서 그 날에 약 200만 명의 유다인이 모였고 또한 그 때 잡혀 죽은 양만 해도 30만 마리 가까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장사꾼들은 대목을 보느라 동물의 값을 턱도없이 올려받아 폭리를 취했으며 성전에 바쳐야 하는 세금도 외국돈으로는 할 수 없기 때문에 환전상들의 횡포도 아주 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 성전이 돈벌이하는 시장터로 변한 것을 보시고 화가 나시어 성전을 정화하십니다. 예수님의 이런 행동은 성전 당국자들을 반대하는 것으로 여겨졌고, 예수님께서는 결국 죽음으로 대가를 치르시게 될 것입니다. 성전은 이스라엘에게 더없이 소중한 곳입니다. 그러나 이 성전을 중심으로 한 신앙이 병들고 썩었던 것입니다. 신앙은 과거 율법의 낡은 것에 고착되고 경직되어 있었습니다.
종교인들의 이기심과 욕심 때문에 성전은 상점이 되어 버렸습니다. 거룩한 것이 썩으면 그 악취는 더 고약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때문에 성전을 허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당신께서 다시 성전을 세우시겠다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세우실 성전은 수난하시고 돌아가시어 부활하시게 될 당신 몸이었습니다. 우리 신앙인들 각자가 성령께서 머무르시는 성전입니다. 성전이 거룩한 것은 성령께서 거처하시기 때문입니다. 내 안에 성령을 모시지 않고 인간적인 이기심과 욕심으로 가득 채우고 산다면 우리 몸을 성전이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한편 우리 신앙인들이 모여 교회를 이룹니다. 그리고 교회는 자신의 거룩한 삶을 통해서 세상에서 인정을 받게 됩니다.
세상 사람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것은 크고 화려한 성당 건물이 아니라, 우리가 삶으로 일구어 내는 아름다운 영적 성전일 것입니다. 몸은 성당에 있는데, 마음은 세상 걱정에 사로잡힌다면 예수님의 질책을 묵상해야 합니다. 비판하고 불평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감사한 일을 찾아내어 기도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이 작업을 한 뒤에 다른 일을 하라고 하십니다. 이것이 오늘 복음의 숨은 가르침입니다. 오늘날에도 많은 우상이 있습니다. 최고의 가치를 하느님께 두지 않고 돈이나 권력, 명예, 과학적 지식, 웰빙 따위에 둔다면 그것은 분명히 우상 숭배가 될 것입니다.
성령님, 스스로 바르게 삶으로써 이웃을 구원으로 이끄는 촛불이 되게 하소서. 가정과 사회에서 좋은 부모형제가 되고 신뢰받는 동료와 친구가 되는 것이 사랑이며 복음 선포임을 깨닫게 하소서, 아멘. ------ 오늘의 강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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