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 예언자는, 한결같은 심성을 지닌 그들에게 주님께서 평화를 베푸시니 그들이 당신을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참된 믿음이란 "주님, 주님!" 하고 부르는 겉모습이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려는 내적인 자세에 달려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차이는 모래 위에 지은 집과 반석 위에 지은 집만큼이나 큽니다. 반석 위에 짓는 집은 기초가 튼튼합니다. 웬만한 지진에도, 어지간한 바람에도 끄덕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그런 집을 원합니다. 하지만 모래 위에 지은 집은 기초가 약해 무너집니다. 일부러 그곳에 집을 지을 사람은 없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우리의 신앙생활이 '반석 위의 집'인지 '모래 위의 집'인지 돌아보게 합니다. 미래를 믿지 못하기에 사람들이 흔들립니다. 돈과 재물에 매달립니다. 건강이 최고라고만 생각합니다. 불안이 원인입니다. 평범하게 맡길 수는 없는지요? 미래도 건강도 아버지께 맡기며 살 수는 없는지요? 그렇게 하라는 것이 복음의 가르침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 맡기면 보호해 주십니다. 반석 위에 짓는 사람이 됩니다. 맡기지 못하기에 은총이 함께하지 않습니다. 모래 위에 집을 짓는 행동입니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맡기며 사는 이들입니다. 자신의 힘과 능력만을 내세우는 이가 복음에서 말하는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맡긴다는 것은 '주님께서 주신 것'으로 여기는 행위입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기쁜 일이든 슬픈 일이든 그분께서 주시는 것으로 여기며 '기꺼이 받아들일 때' 맡기는 것이 됩니다. 주님의 보호는 원하기만 해선 안 됩니다. 적극적으로 맡길 때 적극적인 보호를 받습니다. 처음에는 자리가 사람을 빛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합당하게 살지 못하면 자리가 그를 어둡게 합니다. 그를 비천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지요. 자리만도 못한 사람이 되는 결과입니다. 겸손한 사람이 첫 번째 반석 위의 사람입니다. 두 번째는 기쁘게 사는 생활입니다. 언제나 기쁨과 함께해야 믿음의 기초가 튼튼해집니다. 남들은 부러워하는 위치에 있지만 본인이 즐겁지 못하다면, 역겨운 위치가 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환경이라도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면 신앙의 기초는 흔들립니다. 하늘 나라에는 겸손한 이들이 먼저 들어갑니다. 기쁘게 살았던 이들이 갑니다. 기쁘면 감사하게 되고, 감사드리면 겸허해집니다. 이 세상에서는 환영받고, 저세상에서는 영광 속에 있게 됩니다. 그러니 어찌 기쁨과 겸손을 신앙생활의 기초라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고자 온몸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반석 위의 집처럼 비바람이 몰아쳐도 무너지지 않는 평화를 간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성령님, 일상의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 때 신앙의 집을 굳건히 지킬 수 있도록 굳센 힘과 용기를 주소서, 아멘. ---------- 오늘의 강론 중에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