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림제 3주일 ♧
오늘은 대림 제3주일로 기쁨의 주일입니다. 그러므로 사제는 오늘 기쁨과 희망을 나타내는 장미색의 제의를 입고, 제단은 꽃으로 꾸며집니다. 이것은 기다림의 기쁨을 재확인하며 주님의 성탄이 보다 가까이 임박해 있음을 전례를 통해 장엄하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의 주제는 '기쁨'입니다. 주님께서 오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기뻐하는 것이며 구원의 날이 가까왔기 때문에 기뻐하는 것입니다. 이사야 예언자가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주님께서 선택하신 그에게는 하느님의 영이 내립니다. 그는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슬퍼하는 이들을 위로할 것입니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언제나 기뻐하고 끊임없이 기도하며 모든 일에 감사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라고 가르칩니다.(제2독서)
요한 복음의 머리말은 요한 세례자의 증언을 전하고 있습니다. 요한은 빛을 증언하여 모든 이가 믿게 하고자 하느님에게서 파견된 사람입니다. 요한은 자신의 신원에 대한 질문에 '주님의 길을 곧게 내려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라고 밝힙니다. 한 신학자가 대림 시기를 지내는 신앙인의 자세에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하는 것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큰 '도약'과 작지만 꾸준한 '발걸음'이 모두 필요한다고 합니다. 깨달음과 회개가 도약이라면, 일상의 소소한 사건들 안에서 그리스도인답게 생각하고 실천하는 작은 행동들이 발걸음이라 할 것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우리의 발걸음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기뻐하며 기도하고 감사하는 사람의 일상은 빛이신 주님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증언임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요한 세례자는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었지만 자기 자신이 아닌 철저하게 주님만을 증거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우리 역시 이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주님께서 늘 우리를 지켜보심을 그래서 늘 깨어서 주님을 증거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대림 제3주일은 특히 우리의 너그러움이 요청되는 자선주일입니다. 우리가 그토록 기다리는 예수님은 비천한 모습으로 오십니다. 가난하고 외롭고 병들고 슬퍼하는 사람들 곁에 평생을 머물러 계십니다. 그리고 재물을 하늘에 쌓으라고 하셨습니다.(마태6,7~21참조) 하늘에 쌓은 것만이 비로소 진정한 내 것이 되고 구원에 도움이 됩니다. 절망에 빠진 이에게 작은 선행은 그 자체로 희망이고 구원입니다. 상처받은 이에게 전해주는 그리스도의 사랑은 그 자체가 치유이고 성탄입니다.
이 세상에 오시는 주님의 참뜻을 정확히 헤아리기 위해서는 섬김을 받으러 오시지 아니하고 세상을 섬기러 오신 그분의 강생및 육화의 신비에 더욱 가까이 다가서고 그분께 눈을 뜨는 것입니다. 세상 것에 온통 마음을 빼앗기면 그분의 뜻을 받아들일 마음의 여유가 생겨나질 않습니다. 봉사도 해본 사람만이 그 기쁨을 압니다. 내 자신을 기꺼이 내어주는 사랑도 실천해본 사람만이 그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기도할 때 찾아오는 평화를 아는 사람만이 기도합니다. 불란서의 유명한 사상가 쟈크 마리탱은 "사랑은 가까이 다가가게 하고 함께 있게 하며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인정해줍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성령님, 주님께서 오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회개의 표시로 나누고, 기쁘기에 나누고, 그 나눔 안에 주님께서 탄생하게 하소서, 아멘. ------- 오늘의 강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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