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이끄심은 언제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유리했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틈만 나면 엉뚱한 길로 나아갔습니다. 그때마다 시련이 닥쳤고 백성들은 흩어졌습니다. 이제라도 새 마음으로 다시 시작한다면 주님의 인도를 받을 것입니다. 그분께서 주시는 평화가 강물처럼 흘러들 것입니다.(제1독서) 바리사이들은 요한 세례자를 외면했습니다. 백성들은 따르고 있었지만, 조상들의 전통을 왜곡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예수님께도 같은 불평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유치한 처신을 예수님께서는 꾸짖으십니다. 장터의 아이들 같다고 하십니다. 편견은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입니다. 그러기에 공정하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때로는 엄청난 오해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바리사이들의 편견을 꾸짖는 내용입니다. 요한 세례자가 단식하며 사람들을 가르치자, '마귀 들린 선생'이라며 비난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보통 사람들과 어울리시자,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라는 소문을 냅니다.
우리 곁에는 '즉흥 병'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즉흥적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물결입니다. 한 번쯤 멈춰 설 줄 알아야 합니다. 바리사이들도 편견을 깨고 조금만 천천히 다가갔더라면 예수님을 알아봤을 것입니다. 너무 서둘렀기에 가까이 계신 구세주를 외면하고 말았습니다. 자폐증에 걸린 사람은 백약이 무효입니다. 신앙인에게는 자폐 증상이 없는지요? 믿음에 대해 말하기 싫어하고 신자인 것을 감추고 싶어 한다면 의심해 봐야 합니다.
선교에 대해서는 냉소적이고 믿는 이들에 대해서도 차가운 시각을 드러낸다면 '신앙의 자폐증'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분명한 이유 중의 하나는 신앙생활에 끌리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쁨이어야 할 신앙이 멍에가 되어 있는 셈입니다. 누군가 사랑으로 다가가 '기쁘게 믿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합니다. 간섭이 아니라 감동으로 드러내야 합니다. 따뜻함만이 차가움을 녹일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꾸짖으십니다. 그들의 '변덕스러운 모습' 때문입니다. 그러니 꾸준히 믿음의 길을 걸으면 누구나 '기쁨과 평화'를 만나게 됩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애정을 주시고자 기다리고 계십니다. 신앙의 자폐증을 극복하면 삶의 자폐증은 저절로 사라집니다. 우리 역시 긍정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으면 예수님 시대의 청중과 다를 바 없게 됩니다. 슬퍼할 때 슬퍼하고, 기뻐할 때 기뻐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틀 안에 갇혀 사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곳곳에서 자유롭게 활동하시는 주님의 사랑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성령님, 당신은 저희 삶에 무엇이 가장 유익한 것인지를 가르쳐 주시니, 늘 주님 말씀에 귀 기울이며 주님을 따라 살게 하소서, 아멘. ---------- 오늘의 강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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