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
성모님의 원죄 없으신 잉태는 신앙 교리입니다. 예전에는 '무염시태'라 했습니다. 죄에 물들지 않고 수태되셨다는 표현입니다. 예수님의 어머니가 될 분이시기에, '원죄'와는 무관하게 태어나셨다는 것이지요. 원죄는 아담과 하와가 낙원에서 지은 죄입니다. '하지 말라'는 주님의 명령을 '어긴' 잘못입니다. 이후 인류는 말씀을 거역하고 싶은 성향을 안고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원죄의 본질입니다.
성모님의 원죄 없으신 잉태는 초대 교회 때부터 내려오는 전승입니다. 근세에는 성모님께서 직접 발현하시어 깨달음을 주셨습니다. 대표적인 사건은 프랑스 산골 마을 '루르드'에서 '베르나데트'에게 나타나신 일입니다. 이 발현은 교회의 공인을 거쳐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축일'(2월 11일)이 되었습니다. 1854년 12월 8일, 비오 9세 교황은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에 대한 회칙을 반포합니다. 이렇게 해서 12월 8일은 성모님의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이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의 가브리엘 천사는 예수님의 잉태를 성모님께 알립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천사 가브리엘은 나자렛의 마리아를 찾아가 이렇게 인사말을 건넵니다. 기쁨의 원천은 은총이라는 말씀입니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은총과 함께' 계신다는 표현입니다. 혼인하지 않으셨던 마리아께서는 불가능한 일임을 고백하십니다. 하지만 성령께서 하시는 일이라는 말씀에 즉시 응답하십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신 성모님의 고백입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며 절망하고 포기하고 비난한다면 우리에게 다가오는 시간은 부정적이고 불행한 시간이 될 뿐입니다. 그러나 주어진 어려움이나 이해하기 힘든 상황을 '주님께서 함께 계시다'는 믿음과 '말씀하신 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라고 의탁하는 마음이 있다면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좋은 결과가 있음을 우리는 신앙 안에서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악한 생각이 괴롭히고 힘든 사건이 나를 우울하게 할 때 하느님의 간택받은 성모님을 떠올리며 성모송을 바쳐보십시오. 어느새 가브리엘 천사가 되어 성모님 곁에 있을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 뜻, 세상의 뜻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주님의 뜻을 받드는 성모님과 같은 순명의 마음입니다.
''성령님,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라고 자신을 낮추어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게 하시고, 일상 속에서 하느님의 부르심을 놓치지 않고 알아들을 수 있도록 늘 깨어있게 하소서, 아멘. ------- 오늘의 강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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