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는 우에노의 도쿄 문화회관에서 들은,
오스트리아의 비엔나 필하모니의 감동적인 음악회를 연상했습니다.
그 넓은 음악당을 채운 청중도,
무대위의 연주자들도 모두 하나가 되어
지휘자가 흔드는 하나의 하얀 지휘봉에 맞춰
호흡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융합하여 한사람의 인간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이 병실에는
그 음악회의 그러한 분위기가
그대로 재현되고 있엇습니다.
마지막까지 노래하고 나오자,
요시코 씨는 단번에 힘이 빠지고
시옹 씨의 어깨에 목을 뒤로 젖히고는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가족들이 모여들었기 때문에
아키는 시옹 씨와
봄날이 저무는 희미한 빛속을 천천히 걸어서 돌아왔습니다.
병자나 노인의 집을 자주 문병하여 많은 이들의 임종하는 자리에
입회한 경험이 있는 시옹 씨에게 아키는 도대체 어떤 일이
요시코 씨에게 일어났던 것인지 물었습니다.
"죽음이 다가오기 조금 전에,
아주 완쾌한 것처럼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 있는 것이지요,
갑자기 원기를 회복하고 곧잘 음식을 먹든지
얘기를 하든지 하는 것입니다.
가족들은 이것을 보고는 대단한 희망을 가지고
아주 열심히 격려하거나 보신시키려 듭니다.
하지만 이것은 임종 직전의 한 때일 뿐입니다.
사람에겐 뭔가 남기고 싶은 말이 있는 것입니다.
그저 곁에 붙어 있어 주는것 만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한순간마다 호흡을 함께 하려하는 생각으로 있노라면,
문득 상대방이 말하고 싶어 하는구나 하는
순간을 잡을 수 있게 됩니다.
그러한 기회를 잡아 말을 걸면
병자는 망설임없이 얘기를 끄집어 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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