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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마 당 *


 스즈끼 히데꼬 ( 2006-11-19 01:26:40 , Hit : 2143
 삶의 끝에 서서 - 6. 빛으로 역전할 때 (2)


   내가 그곳을 방문하게 되면서 얼마쯤 지났을 때일까요,

   아무튼 수 년 전 어느날 나는 다른 사람들과ㅡ
   눈에 띄게 다른 한 노(老)부인의 존재를 눈치채게 되었습니다.

   나라오카 요노,
   그것이 그 노부인의 이름었습니다.

   몸차림이 말쑥하고 어딘지 세련돼 보이는
   그녀는 말씨도 공손하고 도회지풍이어서
   사과밭에서 평생을보낸 도호쿠의 여타 사람들과는
   판이한 이색적인 존재였습니다.

  "저 분은 어떤 사람입니까?"
  요노 씨가 너무나도 눈에 띄었기 때문에
  내 곁에 있던 오하라 시옹 씨에게 살짝 물어보았습니다.

"아, 요노 씨 말인가요?"
  갑자기 등 뒤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어 와서 나는 너무 놀랐습니다.

  귀가 지니치게 밝거나
  남의 비밀을 재빨리 들어 알고 있다고나 할까요.

  한 할머니가 등을 펴고 얼굴을 징그리면서 우리 바로 뒤에서 있었습니다.
'저 늙은이는 지겨운 인간이라오"

  갑자기 오하라 시옹 씨와 나 아시에 끼어든 이 할머니는
  그렇지 않아도 평소부터 쌓였던 울분이 때를 만나
  단숨메 터져 나와 자기도 어떻게 할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나는 양미간에 늘어뜨린,
  헝클어진 백발 아래로 깊이 패인 주름살을 보면서
  얼핏 보기엔 화목해 보이는 양로원 안의
  인간 관계의 복잡함을 순간 엿본 것 같았습니다.

"글쎄, 저 늙은인 자칭 외교관 부인이래요,
  그러니까 이 나라 저 나라에서 지냈고
  호화스런 생활을 해 왔다는거야,

  그럴 턱이 있나요,
  아무튼 늘 뽐내기만 하고 뭐 한마디 했다면
  서양말만 지꺼리고 자기는 딴 사람들과는 격이 다르다는 듯이
  되지 못하게 자존심만 높다니까."

  바로 그때 우리 옆을 지나가던 한 사람의 원모가
  우리를 응접실로 안내해 잔뜩 화가 나 있는
  그 할머니 곁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어려서 멏년동안을 이 고장에서 지냈다고 하는 요노 씨는
  모든 이들로부터 심하게 따돌림을 받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자기를 돌봐 주는 원모들에게까지
  깔보는 듯한 태도를 취한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그녀가
  얼마나 고립되어 있는 가 하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원모가 말을 그치자 무거운 침묵이 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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