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정의 의미<펌>
피정의 의미
피정이라는 말은 한문표현에서 들어 온 것이다.
즉, 避騷靜念(피소정념) 혹은 避世靜修(피세정수)의 줄임 말이다.
풀이해 보면, 소란함(혹은 세상)을 피(避)해서 조용히(靜)
묵상(혹은 자신을 닦음)에 잠긴다는 뜻이 된다.
영어로는 "Retreat" 이라는 단어를 쓴다.
평상시의 생활에서 물러나와 하느님의 뜻을
찾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우리는 전 생애를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그리스도의 길을 배우며,
그분의 모습을 닮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은 우리의 신심생활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번잡하고, 어수선한 일상을 잠시 떠나 조용한 곳이나,
분위기 있는 곳에서 자신의 전부를 비추어 보는 피정은
매우 중요한 교육의 하나이다.
피정의 역사
오늘날 가톨릭 신자 중 "피정" 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14세기 후반까지만 해도 피정은 교회 안에서
수도자나 은수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개념이었다.
차츰 평신도들에게도 그 필요성이 생기던 중
성 이냐시오의 <영신수련>이 교회에 소개되면서
이 방법을 통하여 평신도들도 자신을 돌아보고,
수련하는 기회가 열리기 시작하였다.
16세기 초에는 성 빈첸시오 드 바오로가
당시의 사회적 요청에 응하여 평신도들의 단체피정을 시작했다.
이것이 평신도들의 첫 단체 피정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교회가 더욱 더 평신도의 적극적인 신앙생활,
개인적인 신앙체험등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면서 부터
피정은 평신도들에게 더욱 많이 알려지고
많은 이들이 피정에 참가하는 추세에 있다.
피정의 목적
피정은 근본적으로 하느님과
우리(나)와의 관계를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는 우연한 존재가 아니다.
우리(나)의 삶은 "될대로 되어 가는 삶" 이 아니다.
우리 각자는 하느님의 뜻 안에서 창조된 존재이며,
참 삶의 의미는 하느님이 원하시는 각자에게
주어진 길을 살아 가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런 삶을 살아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주위의 많은 요소들이 이 길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가끔 자신의 삶의 현장에서
잠깐이라도 떠나서 자신을 되돌아 보며,
자신의 삶을 좀더 하느님의 뜻에 맞도록 함이 필요하다.
피정은 이와 같은 현재의 우리(나)의 생활에서
좀더 하느님의 뜻에 맞는 생활로
우리(나)의 삶을 향상시키는 데에 그 목적을 둔다.
피정은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이루며,
대화로써 주님과 만날 수 있도록 지향하고,
공동체 내에서 있었던 이웃간의 갈등과 단체의식을 배격하고
공동체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성서를 접할 수 있는 기회와 방법을 지도하여
목적있는 신앙인으로 변모하도록 한다.
결국 피정의 궁극적 목적은 하느님의 창조 계획 안에 있는
우리 인생을 인식하게 하고
우리가 닮아야 할 모델은 바로 예수님임을 깨달아 앞으로의
삶 속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으며
하느님과 함께 사는 것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것이다.
피정에 임하는 자세
"나의 힘으로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이루어 보겠다" 는 생각은
피정에 참여하는 이나, 지도하는 이에게나 똑같이 하나의 큰 유혹이다.
이러한 마음자세는 오히려 쏟아 부어 주시려는
하느님 은총의 길을 막는 장애가 될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편에 서서 아무런 노력없이 멍청히 있으라는 말은 아니다.
우리 편에서도 해야 할 것이 있다.
피정하는 이의 편에서 해야 할 것,
즉 마음가짐, 자세 등에 대하여 몇 가지 단계로 나누어 본다
떠나라
우선 자신의 여러가지(내적, 외적) 집착에서 떠나는 것이다.
이 마음자세는 침묵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소란한 주위환경과 일에서 떠나 조용한 환경을 만드는 오직 침묵은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이는 데에 필수적인 전제조건이다.
외적인 침묵뿐 아니라 내적으로도 일단 매여있는 일에서 떠나
마음을 비움은 하느님의 빛을 받아들이려는 좋은 마음 자세이다.
향하라
자신을 매어 놓는 여러가지 크고 작은 것들에서 떠나 마음을 비우면서
마음 안에 하느님의 빛이 스며들어 오시도록
마음의 촛점을 하느님께로 맞추는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자꾸 흩어지려는 마음을 모아 주님께로 향하려고
노력하는 그 자체가 좋은 기도이다.
맡기라
"내" 안에서 일하시는 하느님(성령)의 힘을 믿는 마음이다.
피정 중에 일어나는 모든 일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으며
신앙의 눈으로 모든 것을 보는 자세이다.
먹구름 속에서도 태양을 믿듯이
어떤 경우에도 주님의 힘에 신뢰하고 맡기는 마음자세....
여기에 비례하여 하느님은 은총을 주실 것이다.
응답하라
하느님은 지극히 인간적인 분이시다.
인간이 되시어 우리와 함께 계실 만큼 인간적이시다.
하느님은 언제나 우리로부터 응답을 요구하신다.
당신 사랑에 대한 "나" 의 진실한 응답을 기대하신다.
어떤 때 우리는 참회의 눈물로, 형제와 화해의 기쁨을 나눔으로써,
새로운 삶을 선택하므로써,
혹은 아주 소박하고 작은 결심을 드림으로써... 등
여러가지 모습으로 하느님께 응답한다.
"나" 의 응답은 그것이 어떤 것이든,
"나" 의 진실에서 나오는 응답이어야 한다.
이것은 마음 자세의 차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마음을 외적으로 표현함이며
생활 안에서 실천적으로 행동에 옮겨져야 할 단계이다.
물론, 위에 열거한 몇 차례 단계적인 모습들은
하나하나씩 차례로 구분될 수 없는 것들이다.
완벽하게 그러한 자세를 가질 수 없는 것이 우리들의 한계이다.
특히, 젊은 층에서 행하는 피정에 있어서는 참가자들에게
단순한 행사가 아님을 주의시키고 환기시켜야 한다.
그리고, 단순히 분위기를 정숙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행자가 스스로 프로그램 하나하나에서 하느님의 메세지를 발견 하려는 노력이
자연스럽게 참가자들에게 전해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 서울 마리아 센터 웹사이트 내..http://www.seoulmariacent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