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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격언에 "Penny wise, purse fool"이라는 말이 있다. 동전처럼 작은 푼돈에 지나치게 얽매이다 보면 지갑처럼 큰 뭉칫돈에 어수룩해지기가 쉬움을 경계하는 말일 것이다.
우리 말에도, 눈에 보이는 작은 사리탐닉에 급급하며 소아에만 집착하다 보면 대의를그르쳐 버리고 큰 것을 잃고 맒을 주지시키는, 소탐대실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우리는 지금 정치나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상호 불신 속에서 상대방에 대한 조건반사식 대응논리의 제로섬 게임만 있지 상호 이해와 공생공존의 Purse wise와 같은 대승적 지혜나 여유로움은 없이 그냥 살아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더러, 눈에 보이는 가구나 자동차, 집을 고를 때에는 며칠 전부터 계획을 세우고 찾아가 눈여겨 봐두고 흠이 없는 지도 꼼꼼히 살피고 잰 뒤에 사지만, 비록 우리 눈에 얼른 뜨이지는 않는다 할 지라도 우리의 인생이 송두리째 걸린 전공과목이나 직업의 선택, 사랑과 결혼, 출산과 죽음, 전쟁과 화친, 영혼이나 신앙과 같은 막중대사에 대하여는 그 경중에 비례한 만큼 스스로 진지해지거나 신중해지거나 깊이 사유하며 짜내듯 고뇌하지 만은 않는 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들 대개의 모습이리라.
지구촌의 한 축 남아시아는 지금 지진과 해일로 인해 이십만 귀한 인명의 손상과 수십만 부상자가 속출하는 그야말로 밀레니엄 대재앙의 경악 와중에 있다.
한 하늘을 이고 사는 우리로서야 이런 때에 훈훈한 인류애를 한껏 발휘하여야 함은 물론이려와, 이 엄청난 비극을 목도하면서 차제에 우리는 우리 자신을 겸허히 돌아보고 삶의 의미를 새롭게 새기면서 우리의 흐트러진 마음의 자세를 가다듬고 가지런히 바로 잡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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