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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은 2002년 3월 14일에 가셨지만 아직 살아 계십니다. 수하의 아는 이가 다 가실 때까지 살아 계실 것입니다. 아는 이가 다 가신 뒤에도 그들의 입과 당신이 남기신 글로 목사님은 이 땅에 살아 숨쉴 것입니다. 오래, 아주 오래도록 살아 계실 것입니다.
갈구하는 목마른 영혼들에게 생명수를 인도하는 목자이시기 전에 히브리성서원전 학자요 존경받는 스승이시며 다정한 이웃이요 자랑스러운 한국인이셨습니다.
뵈올 적마다 만면에 웃음을 띠며 반가히 먖아 주시고 여쭐 적마다 비키지 않고 명쾌히 답해 주시며 모실 적마다 주저없이 찾아 주시던 우리 시대의 큰 어른이셨습니다. 겨레 고유의 한복을 즐겨 입으시던 목사님은 학처럼 고고한 기상으로 늘 자리를 빛내시며, 수묵화의 담담한 향을 은은히 풍기셨습니다.
개신교 목사님이시면서도 가톨릭 신부님처럼 가정을 이루지 않고 공사를 오롯이 주님께 봉헌하시며, 가지신 모든 것을 남김 없이 주변에 다 나누셨습니다. 주님 사랑을 온 몸으로 실천하신 목사님은 참으로 작은 예수님이셨습니다. 목사님께서 모아 주신 장서는 후학 지식의 보고가 되고 남기신 글과 말씀은 우리 삶의 양식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오늘 한 곳에 모여 님을 기려 추모하면서 가볍고 허트이 산 어제를 뉘우치며 옷깃을 여미는 것은, 말씀으로 생명을 주신 거룩하신 분께 감사 드리며 기꺼이 사랑으로만 살으라시던 당신의 따사로운 눈빛 가르침으로 오늘을 살으려기 때문입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문 정길 목사님,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우리의 소중하고 귀한 생애의 한 자락을 목사님과 함께 할 수 있게 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 드리며 우리 모두의 마음을 모아 명복을 빕니다. 오래도록 우리와, 우리와 함께 사십시다.
전능하신 사랑의 하느님, 그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그가 온 생애를 바쳐 그토록 소망하던 대로 당신의 거룩하신 영광을 뵈옵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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